폐암 환자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 예측력 82%로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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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젠바이오, 유전체 분석 기술 접목해 새로운 알고리즘 개발 추진

국내 연구진이 암 환자의 임상 정보를 기반으로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번 알고리즘 개발로 보다 환자의 특성에 맞는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테라젠바이오는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혜련·홍민희·안병철 교수 및 연세대의대 표경호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률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회사 측은 국내 최고 수준의 유전체 분석력과 머신러닝 분야 최신 기술을 접목해 치료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알고리즘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폐암은 국내 암사망률 1위다. 다행히 폐암 표적·면역항암제가 나오면서 생존율이 개선되고 있다. 머리가 빠지거나 구토를 유발하는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 안타깝게도 누구나 표적·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GFR·ALK·ROS1·PD-L1 등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어야만 표적·면역항암제를 투약했을 때 치료 반응을 보인다. 그동안 면역항암제 반응률은 다양한 임상적 특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동안 치료 반응이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PD-L1(Programmed death-ligand 1) 검사다. 면역조직화학검사(IHC) 검사로 측정된 발현량을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이런 검사를 통한 치료 반응 예측력은 64% 수준에 불과하다. 

머신러닝 기반 예측률이 기존의 PD-L1 발현량 기반 예측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논문 요약).


연구팀은 PD-L1 치료를 받은 폐암 환자 142명의 나이, 성별, 종양 크기, 전이 위치 등 19개의 비침습적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XG 부스트(Boost)’, ‘라이트(Light) GBM’ 등 다양한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해 알고리즘을 개발, 기존 예측 모델과 비교 검증했다. 그 결과, 기존 동반진단키트보다 18%p 높은 82%의 예측력을 기록했다. 특히 다양한 머신러닝 기법을 조합해 동시에 활용하는 ‘앙상블 분석’을 통해 결과치에 대한 각 인자들의 기여도를 파악했다. 이는 향후 알고리즘의 추가 고도화 작업에 반영된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알고리즘을 별도의 치료 전 환자 50명 데이터에 추가 적용해 예측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면역항암제 치료반응 예측 기여도. PD-L1 발현량 외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나열돼 있다.

연구를 주도한 연세암병원 김혜련 교수는 “이번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반응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고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실제 면역항암제 및 병용 투여 임상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알고리즘은 현재 테라젠바이오와 연세대 산학협력단이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며, 임상시험 및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 분야의 권위있는 국제학술지 ‘유럽암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ancer, IF=7.275)’ 최신호에 게재됐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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